안녕하세요.
제이슨99 입니다.
아시다시피 만성 신장병의 경우 치료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1. 적극적인 치료로 관해를 노린다.
2. 소극적인 치료로 신장기능의 유지 혹은 저하의 완화
참고로 1,2는 어느쪽이 좋다, 옳다의 문제가 아니며 의지와는 상관없이 2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적극적인 치료에 대해서 주고 글을 게시한 것은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치료의 존재함을 모르고 있거나 주저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쳐버리는 우를 범하는 분들이 안타까웠기때문입니다.
그럼 2를 선택한 환자들에게 중요한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있습니다.
저염식, 저단백식 (중도의 신기능 저하의 경우 전해질 조절 포함) 일겁니다.
(민간요법이나 기타 이상한 치료법은 언급할 가치가 없기에 하지않겠습니다.)
그럼 식이요법을 비롯한 관리를 제일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저는 크게 세가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자각 증상의 부족
신장병 특히 만성 신장병의 특징입니다만 자각증상이 부족합니다.
심지어는 투석직전인 분들이 "나는 정상인데 의사가 투석을 준비하라고 한다"라는 소리도 가끔 들립니다.
투석직전인 분들도 그럴진데 경증에 가까우신 분들이 어떠한 자각증상이 있을리가 없고, 관리의 필요성도 몸으로 느끼기 힘들겁니다.
(심지어 포타슘이나 인의 제한식이 필요하신 분들도 별 자각증상이 없으신 분들도 계시더군요.)
2. 피드백의 시간차
만약 어떤 신장병 환자가 하루동안 저염저단백을 철저히 실천했더니 다음날 단백뇨가 정상범위(허용치)로 변했다면 어떨까요?
그 다음날 그 환자는 어떤 행동을 할까요?
때로 행위에 대한 결과가 실천을 위한 원동력이 될때가 있습니다.
공부를 했더니 다음날 바로 100점을 맞았다면 공부를 되풀이하는 케이스도 늘어날겁니다. (단순 러너즈 하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행동과 보상... 그건 힘들고 어려운 일을 계속하는데 중요한 요소일겁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그런 경우는 좀처럼 없습니다.
몇일 식이조절을 해도 단백뇨는 좀처럼 변화가 없고 조바심은 커져갑니다.
그리고 이윽고 포기하는 사람이 생기겠지요.
생각보다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은 언제나 소수입니다. 식이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것이라도 말이죠.
3. 기약이 없음
식이나 관리에는 정해진 기한이 없습니다.
즉, 신대체에 이르기까지 언제까지나 계속해야한다는 얘기죠.
즐겁고 재미있는것도 계속해야한다고하면 질릴판에 "당신은 (투석 or 이식할때까지 계속해서) 식이조절을 계속해야합니다"라고 할때 받아들이기 쉬운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도 없겠죠. 더구나 "영원히 계속해야한다"라는 상황에서 매일매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겁니다.
저는 이러한 만성 신장병에서 환자가 관리를 계속할수있는 원동력(스스로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부여할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방법중 하나가 본인의 "투석 예측 시기"를 예상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의사에게 "언제 투석할까요?" 물어봤자 답변은 뻔합니다.
"글쎄요" 혹은 "xx년정도일까요?"라는 별로 믿음직스럽지 않은 (혹은 대강대강 들려오는) 답변을 얻을겁니다.
(그리고 이건 의사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대략적인 수치이며 통계를 이용한 답일 경우도 소수일겁니다.)
의사의 잘못은 아니죠. 사실 알수 있을리도 없고 알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모른다"로 끝나도 할말은 없죠.
이상...끝...이라고 하면서 이 글을 끝내면 다들 황당해하실테니 제가 생각하는 내용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조금(정말 조금) 더 정밀도가 높은 "투석 예상시기"를 알아보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기에 이 글을 게시합니다.
더 좋은 방법이 있으신 분들 혹은 이의가 있으신 분들은 그에 대해서 논해보시면 좋을거같습니다.
다만 정밀도란 결국 정답을 알아야 정답율 (오답율) 을 알수있기에 먼저 제가 알고있는 방법 (일본에서 추천하는 방법) 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일본에서는 경증이상의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환자에게 상당수 추천되는데 한국에서는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것인지 아니면 제가 모르고 있을뿐인지는 몰라도 별로 활용하시는 분을 보지못한것 같습니다.
가끔씩 몇년 혹은 몇십년에 걸쳐서 자신의 검사결과를 공유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리고 아마 상당수가 자신의 검사 데이터를 정리해서 가지고 계실거라고 생각됩니다.
(반대로 데이터를 가지고 계시지 않은 분들은 자신의 지병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길 권합니다.)
만성 신장병은 장기투병이고 그만큼 장기적인 추이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모아놓은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고 계신가요?
그저 데이터만 모아놓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그럼 제대로된 활용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1. 대략적인 투석시기를 짐작가능함 -> 더욱 늦추기위해서 힘낼수 있음
2. 치료나 식이 등에 의한 경사도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알기쉬움 -> 치료나 식이에 더욱 보람을 갖고 진지하게 임하게 됨
즉,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토대로 향후의 치료에 도움이 될수있는 데이터... (방치했을때와 식이/치료를 했을때의 차이점을 보기쉽헤 표시하는 데이터)
이게 활용이 아닐까요?
그런데 지금까지 모아놓은 데이터를 토대로 상기의 내용(장기적인 관리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혹시 cr, bun, gfr, PCR, ACR 등등을 표로만 보관하며, 수치의 변화에 일비일희하고 계시지는 않으신가요?
그래프를 그려보지 않으신 분들은 그래프를 그려보시길 권합니다. (엑셀, 구글 스프레드 시트, 모눈종이(방안지) 등 수단은 무엇이든 관계없습니다만 엑셀을 추천드리며 저는 근사곡선을 사용한 예측을 예시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런데 cr (크레아티닌) 으로 그래프를 그려봤자 사실 잘 알기힘듭니다.
일본의 어느 70대 투석중이신 남성 환자분이 블로그로 공개한 20년간의 cr 그래프입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자연스럽고 전형적인 cr 그래프라고 생각하여 잠시 예로 들어보고자합니다.
상기 그래프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경사도가 점점 급해지는것을 알수있고, 전형적인 신부전 환자의 그래프입니다.
하지만 이 그래프를 절반으로 나누어 전반을 보고 후반을 예상할 수 있을까요?
이 그래프 상으로는 상당히 힘듭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사구체의 경화정도가 바로 CR에 반영되지 않는 것(사구체의 대체)이 근본적인 이유이고...
간접적인 이유로는 경사도의 변화를 수치로는 알아도 보는 사람의 체감적인 기준으로 알아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프는 갈수록 경사가 급해지는 그래프를 나타내고 있고, 사구체여과율도 cr을 기준으로 그려지니 급격히 완만해지는 그래프가 되어 마찬가지로 별로 직관적이고 알기쉬운 데이터가 되기는 힘듭니다.
그럼 어떤 데이터의 양식이 좋을까요?
제가 추천하는 방식은 간단하게 1/cr 의 수치 그래프화입니다.
필요한 데이터는 4회이상의 cr 데이터입니다.
먼저 위의 그래프를 토대로 다시 데이터화해보겠습니다.
상기 그래프를 공개하신 분의 그래프를 그대로 1/cr 로 변화해서 그래프를 그려봅시다.
y축은 1/cr, x축은 기간입니다. (1/cr 은 말그대로 크레아티닌의 역수로 ex: 2.5라면 1/2.5 = 0.4 가 됩니다.)
즉, 이 1/cr 기준으로 볼때 0.125 (cr 8) 이 한계치로 이 수치에 도달할 시점을 예상하기위한 그래프가 됩니다.
실제로 이분은 약 20.5년 즉, 20년하고 6개월정도의 기간에 투석에 임박했습니다.
아래는 위의 [근사곡선]으로 추정한 예상 투석기간입니다.
상기의 cr과 1/cr의 데이터 그리고 그래프로 어떤 내용을 알수있을까요?
별다른 내용을 알수없습니다.
데이터는 지난 과거뿐만아니라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합니다.
그럼 1,2,3년도는 지나치고 4년째부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최소 4회이상의 데이터가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예측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1. 4년간의 데이터를 통한 투석시기 예측
4년간의 데이터를 통한 투석 예측 그래프입니다.
그래프는 선형 근사곡선으로 y=-0.102x + 1.295 의 결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공식을 바탕으로 투석시기 (cr8 = 1/cr=0.125) 에 이르는 시기는 약 11.47년에 해당합니다. (소수점 3번째에서 반올림했습니다.)
2. 5년간의 데이터를 통한 투석시기의 예측
5년간의 데이터를 통한 투석 예측 그래프입니다.
그래프는 선형 근사곡선으로 y=-0.093x + 1.277 의 결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공식을 바탕으로 투석시기 (cr8 = 1/cr=0.125) 에 이르는 시기는 약 12.38년에 해당합니다. (소수점 3번째에서 반올림했습니다.)
3. 6년간의 데이터를 통한 투석시기의 예측
5년간의 데이터를 통한 투석 예측 그래프입니다.
그래프는 선형 근사곡선으로 y=-0.1x + 1.2933 의 결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공식을 바탕으로 투석시기 (cr8 = 1/cr=0.125) 에 이르는 시기는 약 11.68년에 해당합니다. (소수점 3번째에서 반올림했습니다.)
4. 년도별 투석시기의 예측표
이상과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데이터는 당연하게도 데이터가 축적됨에 따라 정확도가 올라가고 또한 치료에 임하는 태도, 식이 등의 관리에 의해 변하게 됩니다.
투석 예상 그래프는 어디까지나 예상입니다.
당연하게도 그래프보다 남은 기간이 더 길수도 짧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인생설계라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또한 식이요법, 치료 등 신장관리라는 번거로운 행위에 보람을 느낄수있는 것 (즉, 의의)와 목표가 필요합니다.
언제까지나 힘내세요~ 라는 말에 힘낼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막연하게 힘을 내기보다 스스로의 투석시기를 예상해보는것은 어떨까요?
저는 이 투석 예상 그래프가 그러한 관리에 의의를 제공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스스로 이 그래프를 그리고 스스로 신장관리의욕에 불타오르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혹시 이 데이터를 토대로 자신의 그래프를 그려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제가 사용했던 위의 예시 엑셀 데이터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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