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이슨99 입니다.

사실 이번 게시글은 신장병 환우들에 대한 답답함으로 쓰는 글입니다.
제가 이런글을 써도 딱히 달라지지 않을것이란것을 잘 압니다.

많은 환우들이 의사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현대의학에 대한 불신을 느끼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딱히 저는 의사들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현대의학에 대한 신용을 강조할 생각은 전혀없습니다.

저의 모든 행동은 차악(次悪)을 선택하는것이 원칙이며, 실제로 일도 사생활도 그렇게 행동해왔고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그 어떤것이라도 제 행동에 대해서는 스스로를 설득하는 과정이 들어가고 스스로 설득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떤 선택도 보류하거나 이행되지 않을겁니다.

IgA신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IgA신증에 있어서도 보존적인 치료라는 선택지가 있었고, 자연관해를 기다린다는 선택지도 그리고 신약을 기다린다는 선택지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선택지에 대한 내용을 스스로 조사했습니다.
보존적인 선택지의 장단점, 자연관해의 매커니즘 조사, 신약 개발현황에 대한 조사...
그중 가장 현실적인 내용이 적극적인 치료법이었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상기 리스트중에서.. 라는 얘기입니다.
그 누가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무섭지않고, 조직검사를 달갑게 하며, 전신마취를 해가며 편도선을 떼어내겠습니까?

100%라는것이 존재하지않고 그 어떤 결론도 가능성에 불과할때 사람은 선택에 곤란을 겪게됩니다.

그러나 선택을 회피해서 좋은 결과를 부르는 경우를 저는 좀처럼 본적이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가장 싫어하는 상사의 타입이 결론을 내리지 않는 상사입니다.

(틀린 결론이라도 당장 혹은 재빨리 결론을 내리기를 원하며 그렇지 않은 상사와는 일하는것을 거부해왔습니다.)

가끔 신장병 환우 커뮤니티를 보면 매우 답답하신 분들이 보입니다.
스스로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으며 타인의 선의에 의지한 검사결과나 판단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의사에게 듣고, 의사의 판단을 맡기는 것은 딱히 나쁜일이 아닙니다.
그들은 의료의 전문가이고, 환자에게 댓가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우스운것이 의사에게는 제대로 서비스도 받지못하고 그에 대해서 항의도 제대로 못하시는 분들이 카페에서는 아무런 댓가도 지불하지 않으면서 당연한듯이 어떤 결과를 받아가길 원한다는겁니다.
물론 환우카페에서 서로 돕는것은 매우 좋은일이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모든일에는 순서라는것이 있습니다.
산수를 못하는데 물리학 문제풀이를 부탁해봤자 답만얻고 끝입니다.
그리고 다시 문제가 나오면 또 물어봐야겠죠.
공부를 하면서 모르는것을 물어보는 사람과 공부고 뭐고 급하다고만 외치면서 답을 알려달라는 사람중 어느쪽이 바람직한지는 딱히 말하지않아도 아실것으로 믿습니다.

신장병은 유감스럽게도 난치병과 불치병에 가까운 질환입니다.
그런데 환우들은 단기적이고 순간순간의 상황에서 다른사람의 도움을 원할뿐 스스로 답을 도출하거나 결론을 내려고하지는 않습니다.
치료는 의사가 합니다.

물론 방향에 대한 선택권을 함부로 박탈하는 의사나 각각의 방향에 대한 설명을 누락하는 의사는 반성해야 마땅합니다만 이 환자의 권리를 포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의사는 치료방침에 대한 안내를 할뿐 결단과 결론은 환자가 내려야합니다.

스테로이드도 환자가 쓰고싶지않다고 하면 의사입장에서는 쓰지않습니다.
써서 좋아지면 좋지만 부작용이 있거나 혹은 효과가 나타나지않는다면 온갖 악담을 듣게될테니 당연합니다.
오히려 스테로이드를 써서 적극적으로 환자를 치료하려고 하는 의사를 저는 칭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신장병을 앓고계신분들이 마음가짐부터 바뀌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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